빛으로 상처를 치료하는 OLED 반창고
식물이 빛을 이용하여 광합성을 하듯이 빛은 인간의 피부 세포의 재생과 재활에도 커다란 역할을 합니다. 피부조직에 빛을 쏘이면 에너지 저장소 역할을 하는 ATP(아데노신삼인산) 생성을 촉진해 세포의 대사활동이 활발해지고 멜라닌 생성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콜라겐 생성이 촉진되어 노화방지, 상처치료, 염증감소 등 다양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피부조직은 빛의 파장과 조사시간에 따라 치료 효과가 달라지는데, 이런 원리로 특정 조직을 활성화, 재생, 파괴하여 질환을 치료하는 것을 ‘광치료’라고 합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최경철 교수팀은 OLED의 유연하고 가벼운 특징을 활용하여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광치료를 받을 수 있는 OLED 패치를 개발하였습니다.
현재 광치료 기술과 그 한계
광치료는 통증이 없는 비침습적 치료 방법으로 피부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 치료, 우울증치료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현재 대부분 광치료는 LED 광원을 사용합니다. 병원에서 주로 볼 수 있는 LED와 레이저를 활용한 여드름치료, 상처치료, 중이염치료 장비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하지만 LED 광치료에는 몇 가지 한계점이 있습니다. 점광원이기 때문에 빛이 균일하지 못하고 에너지의 50%를 열로 발산하기 때문에 발열이 심합니다. 수십, 수백 개의 LED로 구성되어 있어 무게가 많이 나갈 뿐만 아니라 두께가 두꺼워 이동하며 사용하기에는 불편한 점이 있습니다. 병원과 같은 특정 장소에 가야 치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시간과 장소에 제약을 받습니다. 따라서 주기적으로 일정하게 빛을 조사하여 치료 효과를 높이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치료가 가능한 프리폼 OLED
기존의 LED 광치료의 한계를 보완하여 KAIST에서 개발한 프리폼 OLED 패치는 베터리, 과열방지 장치, OLED 모두 각각의 얇은 포장막을 입힌 구조로 무게 1g, 두께 1mm 미만으로 만들어진 가벼운 제품입니다. 1,000회 반복된 접힘 실험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할 만큼 유연하고, 물세탁 후에도 100시간 구동할 수 있어 의류, 모자 등 다양한 형태로 제작할 수 있습니다. OLED 패치는 42℃ 이하에서 구동되어 저온화상의 위험도 없으며 세포 증식이 58% 향상되고 세포이동이 48% 향상되어 상처 부위가 효과적으로 아물게 되는 치료 효과를 보였습니다. 가볍고 유연한 특성 때문에 OLED는 다양한 형태로 제작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웨어러블 형태로 몸에 부착하여 빛을 지속해서 조사할 수 있기 때문에 치료 효과도 크게 나타났습니다.
현재는 초기 기술을 바탕으로 상용화를 위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플렉시블 OLED를 활용한 광치료 패치 제품을 양산하기 위해 대전에 광바이오㈜ 연구소기업이 설립되었고, 스타트업 회사인 ㈜서지너스와의 기술이전을 통해 서지너스가 개발한 바늘과 실 또는 스테이플 없이 상처를 봉합할 수 있는 봉합용 패치 제품과 OLED 패치를 결합한 기기를 개발하여 의료기기 인증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KAIST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된 OLED 패치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고효율의 광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 OLED 패치가 다양한 치료에 활용될 가능성이 매우 클 것으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